간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2.7%를 웃돌며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도 6.7bp 상승하는 등 유럽 국가들의 10년물 국채금리도 일제히 뛰어올랐다.

전날 국내 3년 및 10년짜리 국고채 금리 역시 7bp씩 급등해 2.29%와 2.75%에 마감했다. 국내 역시 2014년 이래 최고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자산전략팀 연구원은 30일 이에 대해 "채권 금리의 급등 배경과 시장 주변의 변수들을 확인해야 할 시기"라며 "채권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 교서와 중앙은행(Fed)의 물가 판단 그리고 유럽 중앙은행(ECB)과 일본 중앙은행(BOJ)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주말 다보스포럼에서 ECB 정책위원이 '양적완화(QE)를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데다 통화정책 변경에 민감한 독일 5년 금리는 2015년 12월 이래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에 진입했고 구로다 일본 총재 역시 '물가목표에 마침내 근접하고 있다'고 언급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금리 급등에도 '매수 콜'이 쉽지 않은 것은 단기적으로 민감한 일정들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31일 미 재무부가 1분기 국채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 채권시장은 세법개정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로 올해 미 국채 순발행 규모가 작년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향후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일정을 고려할 때 1~3년 단기채권 위주로 우선 발행할 것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장기물 발행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것.

이 연구원은 또 "미 금리상승과 ECB,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위험은 국내 중기(3~10년) 영역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들의 국고채 금리 급등에 대해 "유럽 국가들의 국채금리 상승은 네델란드 중앙은행 총재가 'ECB는 조기에 통화완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결과"라며 "미 국채 금리의 경우 유럽 국가들의 국채금리 상승 영향도 있지만,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점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판단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