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30일 "미국 정부가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미국으로 기업들의 공장 이전을 얻어내려는 것"이라며 "이는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제조업의 고용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미국의 일방적인 달러화 약세 정책은 다시 글로벌 환율전쟁을 촉발시켜 2015년처럼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증권사 김일구 투자전략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데 이는 미국의 경우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9%로 한국의 49%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통화가치를 절하시키는 것은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사상 최장기간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데도 므누신 재무장관이 다보스 포럼에서 '달러화 약세를 환영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올해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지율이 낮은 지금의 미국 정부는 임금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의 전체 고용에서 8.5% 밖에 되지 않는 제조업의 고용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옮겨와야 하는데 달러화 약세가 공장 이전의 유인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므누신 재무장관의 발언은 지난 2년간 유지돼 온 국제적인 합의를 파기하는 행동이라는 것. 그는 "미국이 정말로 달러화 약세를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가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들에게 큰 경제적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밀어붙여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달러화 약세에 환호하고 있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달러화 약세 정책은 다시 글로벌 환율전쟁을 촉발시켜 2015년처럼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도 크다"며 "달러화 약세를 당장은 투자에 호재로 받아들이더라도 글로벌 환율전쟁의 재발 가능성을 늘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