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은 29일 이커머스 별도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한 신세계그룹에 대해 "이마트·신세계가 '한국판 아마존'으로 가는 첫 삽을 떴다"면서 "향후 신설법인에 대한 지분은 이마트가 신세계보다 더 많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손윤경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는 "신세계그룹은 별도법인 설립과 함께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데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의 의미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에 있기 때문에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에 대해 차원이 다른 성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업구조가 공개되지 않아 이번 결정이 이마트와 신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의 'ssg.com'이 'emart.com'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기초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향후 신설법인에 대한 지분을 이마트가 신세계보다 더 크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이마트의 경우 온라인 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정보기술(IT) 시스템 및 물류 인프라 등에 투자할 것"이라며 "이미 직매입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음은 아마존의 사례에서 검증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영국의 식품전문 온라인몰 '오카도' 역시 꾸준한 IT 및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식품 전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 급부상, 인프라 투자의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검증됐다고 손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신세계그룹의 인프라 투자 이후 거래액을 높일 첫 품목으로는 전자제품이 꼽혔다.

그는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로 자리잡은 ssg.com이 물류 및 시스템 인프라 투자와 함께 강화할 품목은 전자제품일 것"이라며 "40조원에 이르는 전자제품 시장에서 이마트가 판매하는 규모는 1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한데 대규모 매입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가 가장 큰 품목이 전자제품"이라고 했다.

또 식품분야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할 가능성 높다고 손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