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두 달여 만에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와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발표하면서 정보기술(IT) 업황에 대한 불안감이 사그라졌고, 달러 약세(원화 강세)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렸다.

25일 코스피지수는 24.23포인트(0.95%) 상승한 2562.23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3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2557.97)를 넘어섰다. 장중 2564.43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외국인(3772억원)과 기관(2999억원)의 ‘쌍끌이 매수’가 지수를 밀어올렸다. 삼성전자(1.86%) SK하이닉스(4.70%) 현대자동차(1.28%) 포스코(1.29%) 네이버(3.9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골고루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피 2562… 두 달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이날 반도체주들이 강세를 주도했지만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쏠림 현상’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종가 251만3000원)는 이날 지난 16일 이후 7거래일 만에 250만원을 회복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사흘 연속 올랐지만 지난해 11월 초 기록한 최고가(286만1000원)보다는 12.16% 낮다. SK하이닉스도 이날 4.70% 뛰었지만 9만원에 근접한 작년 10월(8만9100원)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찍은 지난해 11월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은 25.58%에 달했지만 지수가 더 오른 이날 종가 기준으로 두 종목의 비중은 22.79%로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강세장을 주도한 IT주 쏠림이 완화된 모습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주들이 주춤할 때 다른 경기민감주와 금융, 소비재주가 지수를 받쳤다”며 “세계 경기가 회복기에서 확장 국면으로 접어든 데다 올해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좋아 소재 및 산업재 관련주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4328억원) LG디스플레이(2216억원) OCI(2193억원) 등이다.

달러 약세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 유입도 지수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3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 가치 지표)가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선진국 경기가 좋고 약(弱)달러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자금이 더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정현/은정진/노유정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