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주가는 2013년 12월 이후 4년간 10만원 고지를 밟아보지 못했다. 2011년만 해도 23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한 것은 중국이 합성고무 생산을 늘리면서부터다. 공급과잉의 긴 터널을 견딘 후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합성고무 업황은 바닥을 쳤고,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합성수지와 페놀유도체가 힘을 보탠 덕이다.

"합성고무 '공급과잉 터널' 끝이 보인다"… 금호석유 주가 '훨훨'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10만원을 뚫었다. 최근 3개월 사이 주가(23일 종가 10만5500원)는 56.30% 뛰었다. 이 기간 외국인(574억원)과 기관(588억원)이 ‘쌍끌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가 오랜 기간 10만원 아래에서 횡보한 것은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53.48%)을 차지하고 있는 합성고무 부진 탓이 컸다. 2012년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합성고무 공급량이 늘었고 대체재인 천연고무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2011년 839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3년부터 4년간 1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314억원이다. 전년(1571억원)보다 47.29% 늘어난 규모다.

합성고무 재고 소진에 대한 우려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하지만 가전제품, 자동차 소재 등에 쓰이는 합성수지 실적이 견조하고 중국의 환경규제로 페놀유도체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실적이 개선됐다. 금호석유화학이 지분 78.2%를 갖고 있는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페놀유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723억원으로 컨센서스(697억원)를 웃돌았을 것”이라며 “기본 체력이 좋아졌고 합성고무도 점진적으로 업황이 나아지고 있어 앞으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의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제시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시황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남아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합성고무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2.8%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정도밖에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며 “타이어 수요 부진에다 중국발 공급과잉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호재들은 최근 주가 상승이 이미 다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금호석유화학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주력인 합성고무와 관련해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있어 수요 개선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환율과 유가의 움직임이 변수”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