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23일 아이폰X의 판매 부진과 부품 주문량 축소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LG이노텍의 경우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X의 판매 부진에 급속한 원화 강세까지 감안하면 부품 업체들의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부품별 편차가 큰 것으로 파악했다.

김 연구원은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 등 OLED 패널과 연동된 부품은 지난해 하반기 과도한 선출하에 따른 재고조정 폭이 더욱 크고, 최근 해외 벤더 추가, 터치 스크린 패널(TSP)용 제품 종류 변경 등의 부정적 이벤트가 더해졌다며 이에 비해 듀얼/3D 카메라, 층세라믹콘덴서(MLCC), 배터리 등은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아이폰 7 시리즈 등 구모델의 판매가 뒷받침되면서 아이폰의 전체 판매량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트너의 사전 집계에 따르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7900만~8100만대로 전년 동기 7700만대보다 3~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아이폰 수요가 안드로이드폰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며 애플로서는 후속 모델의 성능 차별화와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아이폰 부품 업체들에 대한 투자 전략으로서 3D 및 듀얼 카메라, 플렉서블 OLED의 추세적인 채용 확대 로드맵에 기반한 중장기 성장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며 특히 3D 센싱 모듈은 안면인식 및 증강현실 구현을 위해 전면에 이어 후면까지 확산될 것이고, 듀얼 카메라도 내년에 추가적인 진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아이폰X이 부진한 만큼 올해 후속 모델들의 출시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고, 이 경우 2분기부터 후속 부품 출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LG이노텍의 경우 눈높이를 충분히 낮춘 실적 기준으로도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이라며 "추가 매도보다는 중장기 성장성이 큰 업체 중심으로 저가 매수 시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