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큐! IPO]스팩이 주목한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의 투자 포인트는?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인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이 스팩 합병을 통해 오는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의 상장 파트너는 유진에이씨피씨스팩2호(유진ACPC스팩2호). 이 스팩 측은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을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은 유도미사일체계, 항공전자체계, 전술통신체계, 과학화훈련체계 등 국방·항공용 방산 장비에 탑재되는 부품을 개발 및 생산한다. 유도무기의 핵심인 항법컴퓨터(GCU)를 자체 개발해 군의 유도미사일 개발사업의 협력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GCU는 현재 차세대 다련장로켓 '천무'에 탑재되고 있다.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은 국방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사업 지속 가능성이 안정적이다. 방위산업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적다는 점도 사업의 안정성을 높인다. 방위산업 부품은 극고온, 극저온 및 충격 등과 같은 실전 운용상황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신뢰성과 내구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5~10년 정도로 긴 연구개발 기간을 거친 후 전력화가 되면서 양산을 시작하게 된다.

오주현 유진투자증권 IPO팀 이사는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은 이미 다수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순차적으로 양산 단계에 접어들면 매출 증가세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2013년 한컴MDS에 인수된 이후 눈에 띄는 매출 성장 흐름을 보여왔다는 게 오 이사의 설명이다. 기존에 주력하던 하드웨어 제품에 한컴MDS가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묶어 파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2016년 매출은 169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3.2%, 32.9% 증가했다.

그룹 내에서의 협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유진ACPC스팩2호 측은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이 향후 민수사업인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모회사 한컴MDS와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사업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컴MDS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문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오 이사는 "올해부터 민수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개발 단계를 거친 후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하반기부터는 관련 분야에서 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성장성이 제한될 수 있지만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담보된다면 사업의 진행 속도와 그 효과는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준일 것"이라며 "최근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부문까지 강화하고자 하는 한컴그룹의 기조와 잘 부합하는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은 향후 그룹 내 전략적 제휴의 중심에 위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최근 실적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지난해 매출은 당초 기대치보다 낮은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사 측은 기존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08억원과 23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약 3달 만에 이 추정치를 매출액 195억원, 영업이익 18억원으로 변경했다. 국방예산 부족으로 무기체계 국산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실적을 낮춰 잡은 이유다.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스팩과의 합병 비율도 20% 이상 변경했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당초 유진ACPC스팩2호와 유니맥스의 합병 비율은 1대 100.61이었다. 합병 후 예상시가총액은 481억원 수준으로 상반기 순이익(15억8300만원)을 연환산 한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0.4배였다.

이후 변경한 합병비율은 1대 68.57. 이에 따라 합병 후 시가총액은 363억원, PER도 22.9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기업가치가 종전 합병비율보다 30% 가량 낮아진 셈이다.

오 이사는 "앞서 스팩 합병한 기업들의 주가가 좋지 못했던 점이 유니맥스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사실상 기존에는 고평가 논란도 나왔지만 이번에 기업가치를 낮추면서 거품이 빠졌다"고 강조했다.

관계 기관과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낮추는 것이 좋겠다는 데 합의가 됐다는 게 오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투자자들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회사 측도 상장 후 주가로 기업가치를 보여주겠다며 상장 진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거쳐 3월6일 유진ACPC스팩2호와의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3월23일이다.

☞ [레디 큐! IPO]유니맥스정보시스템 "휴대폰 부품 팔다 로켓까지 만들었죠"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