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카페24 대표이사(사진=카페24 제공)
이재석 카페24 대표이사(사진=카페24 제공)
5년 연속 적자기업에 벤처투자사(VC)와 증권사들이 275억원을 투자했다. 다음달 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테슬라 요건 상장 1호' 기업인 카페24 얘기다.

지난해 8월 카페24는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을 대상으로 총 275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당시 투자를 포함해 카페24에 총 3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훈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카페24에 대해 "해외사업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지난해 이전에도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기업"이라며 "전자상거래 시장의 미래에 투자하는 혜안이 뛰어나다고 봤다"고 평가했다.

카페24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쇼핑몰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사업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이다. 이와 함께 광고·마케팅, 호스팅 인프라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사들은 카페24가 온라인 쇼핑몰들의 성장 과실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카페24가 2003년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래 '스타일난다', '육육걸즈' 등 대표 성공사례를 포함해 110만여 개(2016년 말 기준)의 쇼핑몰이 문을 연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9월 말 누적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거래액 중 8.4%에 해당하는 4조7385억원의 거래액이 카페24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주선 미래에셋대우 부장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이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는데 관련 적확 카테고리로는 사실상 유일한 상장사가 될 것"이라며 "플랫폼 기술력과 지배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해외시장 관련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해외 소비자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역직구' 수요가 늘면서 카페24의 거래액이 늘고 관련 서비스 매출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카페24는 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에 8개의 해외지사를 두고 국내외 통합 쇼핑몰 제작과 광고, 운영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 이사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물건 구매 지역이 국내에서 해외로 확산되고 있고, 이는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며 "플랫폼 기술력과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인 만큼 해외시장 관련 성장 부분에서도 우수한 흐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순주 유안타증권 IPO 팀장은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만드는 데 기여한 업체로 국내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누리게 됐다"며 "해외로 나가기 위한 투자를 대부분 완결한 상황에서 관련 성과가 가시화 될 수 있는 초입 단계에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광고 솔루션과 물류 서비스 등도 향후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누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광고와 마케팅 솔루션 제안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 부장은 "쇼핑몰 사업자의 경우 규모는 커졌지만 물류 관리시스템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며 "이와 관련해 도움을 주고, 일정부분 이익을 향유한다는 계획 등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카페24는 2012년부터 이어진 영업적자 행진을 2016년으로 마무리짓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은 9977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을 기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