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보다 싸게 회사 판 경남제약 최대주주
경남제약 최대주주 이희철 전 회장이 보유 지분 전부를 250억원에 매각한다.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물론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한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경남제약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전량(지분율 20.84%·234만4146주)을 총 25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상대방은 이지앤홀딩스와 텔로미어다. 주당 매각가는 1만665원으로, 계약일인 전날 종가(1만3250원)보다 낮다. 증권업계에선 이 전 회장이 세금 납부 등 개인적인 이유로 지분을 매각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고조된 회사 측과의 갈등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남제약은 작년 9월 이 전 회장 등을 상대로 1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 전 회장이 경남제약을 인수한 뒤 벌인 분식회계 및 횡령 때문에 회사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다. 올 들어선 이 전 회장 등이 주주총회 승인 한도를 초과한 금액을 임원 보수로 받았다고 주장하며 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가로 냈다.

경남제약의 경영권 매각 계약이 최종 성사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매수자 측은 계약과 동시에 전체 매수대금의 10%인 25억원을 이 전 회장에게 지급했지만, 두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중도금과 잔금을 내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먼저 다음달 말로 예정된 경남제약 임시주주총회에서 매수자 측이 지정한 3명이 사내외 이사에 선임돼야 중도금 14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이 전 회장 보유 지분 일부의 가압류 문제가 해결된 뒤 잔금 85억원을 치르기로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