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의 박스권(1800~2200) 장세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26개 종목 주가가 10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년 전 해당 종목을 산 뒤 지금까지 들고 있다면 평가수익률이 900%를 웃돈다는 의미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1년 초 이후 주가 상승률(10일 종가 기준)이 900%를 웃도는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개, 코스닥시장에서 21개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한미사이언스(1843.75%)로 20배 가까이 뛰었다.

2014년까지만 해도 1만원 안팎을 오가던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소식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주가에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미사이언스 다음으로는 한샘(1134.66%) SPC삼립(1113.39%) 영진약품(1049.76%) 화승인더(951.45%) 등의 순이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10배 이상 오른 ‘텐배거(10루타)’뿐 아니라 5배 넘게 상승한 종목들도 조선 철강 화학 등 대형 수출주보다는 식품 섬유 소비재 등 내수주가 많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1배 미만으로 낮아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있고, 당시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하인 중소형주들이었다. 경동나비엔(839.97%) F&F(632.91%) 오뚜기(512.31%)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6년 박스권을 뚫고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데 앞장선 삼성전자는 2011년 이후로 보면 두 배, SK하이닉스는 세 배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주식을 선별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는 좋은 종목을 산 뒤 주가가 10배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더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로메드(2211.82%) 메디톡스(1540.77%) 대한약품(1311.67%) 제넥신(1015.64%) 삼천당제약(967.76%) 등 제약·바이오주들이 대거 ‘10루타’ 종목에 들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미디어) 컴투스(게임) 에머슨퍼시픽(레저) 등도 10배 넘게 주가가 올랐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