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주에 ‘라니냐 경보’가 울렸다. 올겨울 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낮아지고, 미국과 남미에 가뭄이 드는 라니냐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세계 농·수산물 작황(조업)이 나빠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원가 부담이 늘어나 음식료 기업엔 악재다.

증시에 라니냐 경보… 음식료주 약세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음식료품업종지수는 28.79포인트(0.66%) 하락한 4343.04로 마감했다. 음식료업종은 작년 11월 말부터 하락궤적을 그리고 있다. 12월 이후 이날까지 2.92%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0.63% 오르는 전반적인 상승 분위기 속에서도 SPC삼립(-3.80%), 동원F&B(-2.46%), 대상(-0.37%), 농심(-0.15%) 등 주요 음식료주는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음식료주 약세 원인을 라니냐 발생 우려에서 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2년 농산물 시장에 큰 타격을 준 라니냐가 올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75%에 달한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라니냐는 미국 중서부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곡창지대에 가뭄을, 설탕 주산지인 동남아시아와 호주에 많은 비와 사이클론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밀 가격은 최근 한 달간 8.11% 올랐다.

참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 참치들이 깊은 바닷속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어획량이 감소하고 참치값이 오른다. 동원F&B, 사조해표 등 참치캔 업체들에 악재다.

반면 라니냐가 반가운 종목과 금융투자상품도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라니냐로 천연고무와 석탄값 강세가 예상된다”며 “LG상사와 금호석유화학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밀, 콩, 옥수수 등 여러 농산물에 분산 투자하는 TIGER농산물선물(H), 콩값에 연동하는 KODEX콩선물(H)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