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배 오른 신라젠 다시 '들썩'… 일시 반등인가, 추세적 상승인가
작년 한해 주식 투자자의 최대 관심 종목 중 하나는 코스닥 바이오주 신라젠이었다.

신라젠은 지난해 605.6% 올라 증시 전체 종목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작년 11월21일 13만1000원(종가)으로 연중 최고가를 찍은 신라젠은 이후 한 달 이상 조정받다가 12월22일부터 반등세로 돌아서 주목을 끌고 있다. 신라젠의 반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코스닥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5일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7800원(8.46%)오른 10만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신라젠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건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은 올 들어 이날까지 신라젠을 650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닥시장 순매수 순위 2위다.

신라젠의 하루 주가 변동폭은 크다. 신라젠은 이날 한때 7.05% 떨어졌다가 9.76%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루 주가 변동폭이 10%포인트 이상 나는 흐름이 연초 이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라젠의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인지, 견조하게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증권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선 최근 최대주주 일가가 주식을 일부 처분한 것을 두고 “반등이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신라젠은 전날 장 마감 후 최대주주인 문은상 대표와 특별관계자 9인이 271만3997주를 지난달 21일부터 1월3일에 걸쳐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매도금액은 2700억원 규모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대주주 보유 지분율은 기존 20.52%(1396만1731주)에서 16.53%(1124만7734주)로 3.99%포인트 감소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이달 말 세금납부 기한이 다가와 문 대표의 주식 일부를 처분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여파로 이날 장 개장 직후 신라젠은 한때 8만5700원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라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주주 지분 매각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게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펙사벡’ 외에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한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신라젠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하이루킨(GX-17)’ 임상1상 비용 1000만달러(약 106억원) 중 일부를 최근 투자했다. 하이루킨은 국내 바이오 업체 제넥신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다. 신라젠 측은 하이루킨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펙사벡과 함께 임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펙사벡 임상3상을 내년에 끝내고 이듬해인 2020년 판매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로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 발표 등이 바이오주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며“신라젠 시가총액이 7조원 가까이 되는데 임상결과가 이 정도 가치에 부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현/나수지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