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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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Fed) 위원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일 공개된 FOMC 회의 의사록에 대해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였다고 분석했다.

현 시점에서 지난해부터 유지되고 있는 연 3회 금리인상을 뛰어 넘는 속도를 내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는데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3월 FOMC에는 다소간의 불확실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의사록에 따르면 미국 Fed 위원들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와 '매파'로 나뉘어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Fed는 당시 지난해 9월과 같이 점도표를 통해 올해 3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비둘기파 위원은 속도가 '빠르다'는 입장을, 매파 위원은 '느리다'는 의견을 내놨다.

나중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의사록에 따르면 대체로 지난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나온 성명서에 담긴 통화정책 스탠스와 동일한 수준의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의사록을 통해 Fed의 스탠스가 다소 매파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일부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Fed 위원들이 세제개편안의 위험 요인에 대해 논의했고, 세제개편안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재정 부양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증가를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세제개편안으로 줄어든 법인세를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 등에 사용할 수 있어 얼마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확신되지 않지만 소비자들의 소비는 더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위원들은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일부 Fed 위원들은 (높아진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웃도는) 수익률 곡선 역전과 이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했지만 다른 위원들은 역사적 기준에서 이는 특이한 일이 아니고, 금융 부문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다음달 제롬 파월 Fed 이사가 차기 Fed 의장에 취임하는 가운데 새 이사에 마빈 굿프렌드 카네기멜런대 교수가 지명된 상황이란 점도 매파적 기조 전환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짚었다. 굿프렌드 교수는 다소 매파적으로 평가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3월 FOMC에서는 불확실성 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시행되는 시기에 통화정책은 긴축적으로 운용됐다"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3월 경제전망치와 점도표 발표에서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3월 FOMC 전후로 다소간의 불확실성이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향후 선임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코드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고 Fed 인사들의 통화정책 운용 경력이 짧다는 점 등에 비춰 연 3회를 뛰어 넘는 금리인상 속도를 내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고 했다.

나 연구원은 "올해 미 Fed가 2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그칠 것이란 기존 시각을 유지한다"면서도 "Fed 구성이 현재 수준보다 다소 매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