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발행한 회사채가 장외채권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잔존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으면서 연 4% 수준의 금리를 챙길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2년 한진칼이 700억원 규모로 발행한 6년 만기 회사채 가운데 500억원어치가 지난달 27일 장외시장에서 거래됐다. 이 회사채 만기는 오는 12월13일로 잔존 만기가 11개월 남짓이다. 거래 가격으로 따진 매수 주체의 기대수익률은 연 4.125%로 채권평가사 평가금리보다 0.564%포인트 낮았다. 채권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을 그만큼 비싸게 치르고 물량을 받아갔다는 뜻이다.

채권 중개인(브로커)들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한 은행이 내놓은 채권을 증권사가 받아가면서 성사됐다. 연말을 앞두고 위험자산 비중 관리에 들어간 은행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팔 매력적인 채권을 구하는 증권사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거래라는 분석이다. 한진칼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로 비우량 자산에 속한다.

채권을 매수한 증권사는 소매채권 창구에서 개인투자자 또는 소형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보유 물량을 빠르게 소화하고 있다. 올 들어 첫 거래일인 2일에는 장외에서 71억원어치, 장내에서 5억원어치 등 총 76억원어치 거래가 이뤄졌다.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평균 가격 기준으로 기대 수익률은 연 3.82% 수준이다. 3일은 30억원어치가 평균 수익률 연 3.78%에 거래됐다. 한 증권사 채권 중개인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한진칼과 대한항공 회사채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개선 추세인 만큼 만기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