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자본시장 리더들이 한목소리로 “2018년엔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게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코스닥, 10년2개월 만에 '800 고지' 재등정
코스닥 상장사들의 올해 실적 개선세가 가파를 것이란 증권업계의 분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실적, 정책, 수급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당분간 코스닥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2개월 만에 800고지 등정

2일 코스닥지수는 14.03포인트(1.76%) 오른 812.45에 마감했다. 이는 2007년 10월15일(813.93) 이후 최고치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877억원, 19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업종 강세가 두드러졌다. 셀트리온(2.17%), 신라젠(9.63%), 티슈진(4.83%), 메디톡스(2.78%) 등 시가총액 상위권 바이오주들이 대거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의료기술, 뇌과학 등 바이오 분야 연구에 349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18년도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연구개발(R&D) 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한 게 코스닥 바이오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고위급 인사들이 코스닥시장 활성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 파생상품시상 개장식에 참석해 “코스닥시장에 참여하는 기업과 투자자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달 중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도 같은 행사에서 한국거래소의 올 한 해 최대 과제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정부의 핵심과제인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자본시장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코스닥시장이 모험자본 조달의 산실로 재탄생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개선주에 주목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세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96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올해 총 6조56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 추정치(4조7240억원)보다 39.05% 많은 금액이다. 이 같은 증가율 예상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올해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 15.1%)보다 높다.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이다. 휴대폰 부품업체 비에이치(95.74%), 인터플렉스(103.17%) 등과 바이오 기업인 뉴트리바이오텍(107.52%), 셀트리온헬스케어(54.33%) 등의 영업이익은 올해 작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소비 종목들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에스엠(209.44%), 클리오(142.35%)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작년에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엔터주, 화장품주 등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고평가 논란이 있는 바이오주도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접근해보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노유정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