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금시장, 5년째 제자리걸음
한국거래소가 운영하고 있는 금현물시장인 KRX금시장(사진)이 개장 5년을 맞았지만 거래 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KRX금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10억6000만원에 머물렀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23.1㎏이다. 전체 금시장의 4~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관련 업계 설명이다.

KRX금시장은 연간 거래량이 5t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장외 금 거래를 양성화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 문을 열었다. 장외시장과 비교할 때 장점도 많다. 장외 실물업자나 은행의 골드뱅킹은 자체 고시 가격으로 거래되지만 금시장에선 시장 가격으로 거래된다. 순도와 중량도 정확하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실물 사업자들도 금시장에서 금을 사간다고 한국거래소는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거래량 기준으로 실물사업자가 금을 매수한 비율은 30%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거래가 불편하다는 점이 꼽힌다. 금 거래를 하기 위해선 일반 주식 계좌가 아니라 일반 상품 계좌를 새로 개설해야 한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10개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2개 증권사에서만 지원된다.

한국에선 금 수요가 투자보다는 실제 사용에 쏠려있어 투자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도 거래 부진 이유로 꼽힌다. 금은 주식, 가상화폐 등과 비교하면 단기 수익률이 낮다.

작년(연초부터 지난달 28일까지)에 유가증권시장(21.76%), 비트코인(1511.60%, 빗썸 거래소 기준) 등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당 금 가격은 0.80% 하락했다. 지난해 9월까지는 수익률(9월16일 7.01%)이 7%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국제 금값이 떨어지면서 조정을 받았다. 전진수 한국거래소 금시장팀장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금시장은 좋은 대안”이라며 “MTS 등을 확충해 금 투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