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작년 '바이 코스닥' 역대 최대…3조원 순매수
지난해 코스닥지수가 10년 만에 800선에 오르며 질주를 한 데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대급' 매수세가 원동력이 됐다.

1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작년 한 해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3조1천282억원을 순매수해 주요 투자주체 가운데 가장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개인은 6천683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고 기관은 1조7천9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작년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규모는 연간 기준으로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설 이후 최대다.

이전까지 외국인이 코스닥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해는 1조8천억원어치를 담은 2013년이었다.

외국인은 2016년에 코스닥에서 1조원가량을 담았는데 작년에는 순매수 규모가 단숨에 3조원대로 뛰었다.

외국인은 작년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 연속 코스닥 시장에서 '사자'를 계속했다.

이는 한국거래소 정보 시스템상에서 확인 가능한 1999년 이후 코스닥에서 외국인이 이어간 최장 기간 순매수 행진이다.

외국인은 코스닥지수가 코스피 상승세에 가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연초부터 꾸준히 코스닥 주식을 사들였다.

5월에는 한 달간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5천309억5천만원을 담았고 9월에 5천억원을, 11월과 12월에도 각각 4천500억원가량을 쇼핑했다.

특히 5월 순매수 금액은 코스닥 외국인 월별 순매수로는 2004년 4월(7천234억원)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이자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외국인 작년 '바이 코스닥' 역대 최대…3조원 순매수
월별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가장 컸던 때는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2월(1조199억원)이고 그다음은 2004년 4월이었다.

개인 투자자들 위주로 돌아가던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 규모가 커지면서 작년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3.2%로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외국인은 종목 '선구안'에서도 앞서나갔다.

작년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평균 수익률도 114.4%로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코스닥의 최대 투자주체로 꼽히는 개인은 순매수 상위 10개 중 5개의 주가가 하락했고 수익률 평균은 55.1% 정도였다.

기관의 경우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모두 주가가 올랐는데 수익률 평균은 109.6%로 외국인보다 약간 낮았다.

외국인이 작년 집중 매수한 코스닥 종목은 제약·바이오와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주였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1·2위인 셀트리온과 신라젠을 비롯해 휴젤, 메디톡스 등 상위 10개 중 4개가 제약이나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속했다.

서울반도체와 에스에프에이, 테스, 고영 등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종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