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상대적 빈곤…개인 거래 비중도 줄어
증시 활황? 2017년 '개미' 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하락
지난해 증시가 보기 드문 랠리를 펼쳤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많이 산 상위 10개 종목 중 6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와 비교하면 개미들의 주식 투자 수익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1일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년간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작년 말 주가가 1년 전보다 상승한 종목은 고작 4개에 불과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 주가는 1년 전 180만2천원에서 254만8천원으로 41.40% 올랐고 SK하이닉스(71.14%), 삼성바이오로직스(145.70%), 삼성전자우(45.85%)도 상승했다.

그러나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두산중공업이 43.57% 떨어진 것을 비롯해 한국항공우주(-29.18%), 한국전력(-13.39%), 아모레퍼시픽(-5.29%), LG디스플레이(-4.93%), 효성(-4.12%) 등 6개 종목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서는 현대중공업(-30.93%)만 떨어졌다.

나머지 LG전자(105.43%), 삼성SDI(87.61%), 엔씨소프트(80.81%), 하나금융지주(59.36%), LG화학(55.17%), LG(51.67%), KB금융(48.13%), POSCO(29.13%), 현대차(6.85%) 등 9개 종목은 모두 올랐다.
증시 활황? 2017년 '개미' 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하락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롯데쇼핑(-10.16%), 현대로보틱스(-7.41%), 한국타이어(-5.86%) 등 3개가 내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LG전자, 한미약품(91.16%), 카카오(77.92%), 넷마블게임즈(14.24%), 네이버(12.26%), 삼성생명(10.67%) 등 7개는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도 개인은 20.36%로 외국인(49.32%)이나 기관투자자(43.40%)에 크게 못 미쳤다.

개인투자자들의 상대적인 수익률 부진은 거의 매년 반복돼온 현상이다.

증시가 '박스피'(코스피+박스권)에 머물렀던 2016년의 경우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9.71%였고 10개 중 9개 종목이 하락했다.

이에 비해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은 10개 중 1개만 하락해 평균 27.00%의 수익률을 냈고 외국인도 순매수 상위 10개 중 4개가 떨어져 14.19%의 수익률을 올렸다.

최근에는 주식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개인투자자의 저변 확대도 제한적이어서 증시 활황의 온기가 경제 전반에 빠르게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3천258억원으로 전년보다 17.75% 늘었지만,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은 10.6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코스피 거래대금 중 개인 비중은 2016년 49.7%에서 지난해 46.7%로 오히려 낮아졌다.

2002년에만 해도 개인 비중은 71.8%에 달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증시 활황기처럼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가 최근에는 크게 늘지 않는 이유로 소득 양극화에 따른 경제 구조 변화, 과거 주식투자로 손해를 본 피해의식 등을 꼽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