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하던 코스피지수가 올해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들이 올해에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여 증시도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증시 폐장일이던 작년 12월28일 코스피지수는 30.82포인트(1.26%) 오른 2467.49로 마감했다. 주요 증권사는 올해 코스피지수 범위 상단을 2800~3100으로 전망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증시 폐장일이던 작년 12월28일 코스피지수는 30.82포인트(1.26%) 오른 2467.49로 마감했다. 주요 증권사는 올해 코스피지수 범위 상단을 2800~3100으로 전망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 증시가 타격받을 수도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주가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재주와 중국 관련 소비주도 기대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 여전

증권업계의 2018년 코스피지수 예상 등락범위(밴드)는 2250~3100포인트다. 삼성증권이 상단을 3100으로 제시해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가 2250~2800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 전망치 가운데엔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도약 2018 증권 시장] 코스피지수 3000 돌파 기대… IT업종 주도 실적장세 계속될 듯
증권업계의 모든 증권사는 코스피지수 밴드 상단이 지난 11월2일 기록한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2561.63)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는 핵심요인은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가능성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204개사의 매출(1963조683억원)과 영업이익(215조6519억원)은 올해보다 각각 6.3%, 1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국 설비투자가 늘면서 한국의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국내 기업 실적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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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측면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아직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몰리고 있는 점이 호재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추세로 채권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채권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대전환(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호 업종은

올해 유망 업종으로는 작년에 유가증권시장 상승세를 주도한 반도체·IT주가 첫손에 꼽힌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IT 업종은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저평가됐다”며 “일각의 우려와 다르게 반도체 등 주요 산업 업황이 계속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 수요가 꾸준하고 스마트폰·가전부문 실적도 개선되면서 삼성전자 등 관련 종목이 계속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화학·철강 등 소재주를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강 등에 대한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계속 늘어나 공급과잉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주 외에도 게임·헬스케어·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주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영향 줄 정책요인

미국 등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은 올해 증시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은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를 연 1.25~1.50% 올렸다.

“Fed는 내년에도 서서히 금리를 올릴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면 국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과 한국 간 금리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동력이 줄어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미국 증시 상승은 유동성 확대 영향이 컸다”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코스피지수도 하반기에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정책 변수도 있다.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는 1월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세터장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중소형주에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지침) 확산을 국내 증시의 기회 요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튜어드십코드 확대가 주식 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이어져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홍윤정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