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증시 전망]"코스피 최고치 행진 이어간다…중국소비주 관심"
무술년(戊戌年) 새해에도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에 나설 수 있을까. [한경닷컴]은 1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가나다 순) 등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 물었다.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치를 경신하는 긍정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 초대형 IB "코스피 올해도 신기록"…삼성증권 상단 3100 제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코스피가 지난해에 이어 신기록 경신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공식적으로 지수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는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증권사 4곳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 상단으로 2850~3100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대비 15~25% 가량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리서치센터에서는 내년에도 세계 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 증시가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에 대부분 동의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확장하고 있고, 유동성 여건도 주식에 우호적이란 평가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제 호조와 장기금리 하향 안정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 경상수지 개선 노력에 따른 달러 약세·위안화 강세가 한국 및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연중으로 국내 증시 강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 상반기 반도체주의 매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신흥국 수출 증가, 중소형 주식에 유리한 정책 등으로 상승 종목이 확산되는 기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고점 시기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하반기에 보다 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논란을 코스피 '상저하고'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시총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상반기에는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르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구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등에 비춰 한국 기업이익이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 불확실성이 완화된 후에 코스피가 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상반기에 강한 모습을 보인 후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그러나 내년 말 기준으로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급격한 조정보다는 변동성 확대 수준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무술년 증시 전망]"코스피 최고치 행진 이어간다…중국소비주 관심"

◆ 작년의 스타는 IT주…올해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주역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주였다. 삼성전자가 280만원 고지를 넘어서며 신기록을 세웠고, SK하이닉스도 9만원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어떤 업종이 코스피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리서치센터장들은 IT주에 쏠려있던 증시 무게 중심이 올해 중국 소비주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IT기업의 실적 성장세 둔화, 중국의 서비스 시장 개방과 투자 확대 등을 이 같은 관측의 배경으로 들었다.

구 센터장은 "지난해 IT하드웨어가 독주했다면, 새해에는 IT주의 주도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터넷(네이버), 게임(엔씨소프트), 광고·미디어 등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 업황은 올 상반기까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지난해보다 기대수익률은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게임, 헬스케어, 미디어, 호텔·레저, 화장품 등 이른바 '신(新) 중국 관련 소비주'의 부상을 점쳤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투자 포인트가 기업의 수익성이었다면, 올해는 수출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이 초점이 될 것"이라며 "삶의 질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신 중국 관련 소비주의 부상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 중국의 IT굴기 등 반도체 업종의 상승 동력은 내년에도 유효할 것"이라며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성장축은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도 새 주도주의 탄생을 점쳤다. 서 센터장은 "올해도 IT기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겠지만 강도가 둔화되면서 새 주도주의 탄생이 기대된다"며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에너지, 철강, 기계 등을 중심으로 주도주의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