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비상장 자회사인 SM면세점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SM면세점에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부진이 이어지자 추가로 3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SM면세점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SM면세점은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36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SM면세점이 유상증자에 나서는 건 2015년 사업을 시작한 뒤 3년 동안 매년 손실 폭이 커져서다. 2015년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이 회사는 2015년 65억원, 지난해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 230억원을 영업손실을 기록해 연간으로는 손실 규모가 작년보다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을 확보하지 못한 게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명품 입점업체를 확보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역량도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다른 면세점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다.

손실이 쌓이면서 재무구조도 나빠지고 있다. 부채 비율은 작년 말 30.96%에서 올 3분기 말 213.30%로 치솟았다. 하나투어는 SM면세점에 지금까지 632억원을 출자한 것은 물론 대출금(100억원)과 지급보증(180억원) 등으로 총 912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SM면세점의 부실은 모기업인 하나투어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SM면세점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지 못하면 하나투어는 지원 자금 중 일부를 손실로 회계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크게 오른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투어는 2000원(1.92%) 하락한 10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