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추세를 예측하려면 벌크선운임지수(BDI)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이투자증권은 11일 ‘BDI를 볼까? 호주달러를 볼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가 2016년 이후 BDI 및 호주달러 환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10월부터 BDI가 코스피지수와 더 밀접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는 2016년 이후 BDI 및 달러·호주달러 환율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코스콤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 8일까지 코스피지수와 BDI의 상관계수는 0.76,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달러·호주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는 0.62를 기록했다. 상관계수는 -1과 1 사이 숫자로 표시된다.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아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의미다.

BDI와 호주달러 가치가 코스피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두 지수 모두 글로벌 경기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크선운임지수는 영국 런던 발틱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종합운송지수다. 글로벌 경기 활황으로 화물 운반량이 많아지면 지수가 상승한다. 호주는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이다. 호주달러 강세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어 호주 수출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수출기업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와 두 지수는 비슷하게 움직여왔다.

주목할 점은 지난 10월부터 BDI지수와 호주달러 가치가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BDI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달러·호주달러 환율은 하락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발언 이후 달러화 가치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호주달러 가치가 떨어졌다”며 “지정학적 원인으로 단기 약세인 호주달러 가치보다는 글로벌 경기를 반영하는 BDI지수와 코스피지수가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