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6)을 앞두고 항공업계가 자본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그동안 비용으로 처리하던 항공사의 운용리스(돈을 내고 항공기를 빌려 쓰는 방식)가 모두 부채에 포함된다. 이에 따른 항공사들의 부채 비율 상승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저평가로 이어지는 등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회계기준 변경으로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전망이 어두워졌다.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0원(1.75%) 하락한 4485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주가가 7.71% 빠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항공기 83대 중 51대를 운용리스 형태로 사용한다. 올해 1분기 기준 1조9200억원 규모의 운용리스 비용을 새 회계기준에 적용하면 부채 비율은 100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비율은 11월 현재 877%(별도기준)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7일 보유 중이던 대우건설 주식 913만8514주를 약 558억원에 매각한 것 역시 선제적인 부채 감축 차원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새 회계기준 적용에 앞서 부채 비율 감축을 위해 내년 유상증자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부채 부담은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진에어는 공모가(3만1800원) 대비 2950원(9.27%) 떨어진 2만8850원에 마감하며 우울한 ‘데뷔전’을 치렀다. 그럼에도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이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채 증가 전에 상장해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부채 비율을 줄여나가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진에어는 24대 중 17대를, 제주항공(30대)·에어부산(23대)·티웨이항공(19대)·이스타항공(19대)은 각각 보유 항공기 모두를 운용리스로 사용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