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인 섀도보팅 제도 폐지가 확정됨에 따라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호지분을 늘리기 위해 주주환원 강화나 자사주 소각 등을 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런 조치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의 원활한 주주총회 개최와 안건 승인을 돕기 위해 1991년 도입된 섀도보팅은 주주권 침해를 이유로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정족수 미달로 주총을 열지 못하는 걸 막기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총 참여 주주의 찬성, 반대 비율대로 주주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도록 허용한 게 섀도보팅이다.

섀도보팅이 폐지되면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주총에서 주요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 어렵다면 배당 증대 등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해 대주주 지분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며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섀도보팅이 폐지되면 보통결의 기준 발행주식의 25% 이상이 출석하고 참석한 주주의 50%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된다. 대주주 지분율이 25%를 밑돌면 독자적으로 주총 안건을 통과시키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주주 지분율이 25%에 못 미치고 △이익잉여금 규모가 커서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이 충분하며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아 소각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대형주 중에서는 호텔신라(대주주 지분율 17.1%) 포스코(11.1%) 네이버(10.6%) KT&G( 8.7%) 등이 이런 조건을 충족한다. 자기자본 대비 자사주와 이익잉여금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도 100% 안팎으로 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메디톡스(21.7%) 오스템임플란트(20.8%) 모두투어(19.4%) 고영(18.1%) 등이 꼽혔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