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규모 적자 예고에 급락
증권사 '장밋빛' 전망과 대조적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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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실적 충격’에 조선업종을 분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규 수주 증가, 유가 상승에 따른 발주 물량 증가 가능성 등을 근거로 삼성중공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은 360원(4.02%) 하락한 8600원에 장을 마쳤다. 내년까지 7300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 공시를 내놔 전날 하한가 근처(-28.89%)까지 떨어진 데 이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중공업은 이틀간 1조5600억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번에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기 전까지 이전 3개월간 삼성중공업은 18.86% 올랐다. 이런 흐름을 보고 최근 한 달간 삼성중공업 관련 보고서를 내놓은 18개 증권사 중 14곳이 ‘매수’ 의견을 냈다. 이 중 6곳은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최고가는 1만7000원이다. 투자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한 곳을 제외하고 ‘중립’을 제시한 증권사는 3곳에 불과했다.

실적에 ‘이상 징후’가 있음을 경고한 애널리스트는 없었다. 실적 전망치 발표 전까지 집계된 삼성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84억원, 내년은 744억원이었다. 회사 측이 내놓은 올해 4900억원, 내년 24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 전망치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한국 조선업계 수주가 작년에 바닥을 찍고 개선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매출 감소라는 현실을 애써 외면한 결과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발주가 늘고 있지만 경쟁은 더 심해졌고 지난해까지의 수주 부진으로 매출이 하락해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과소평가했다”고 고백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조선업이 선박 건조 진행상황에 따른 변수가 많으며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길어 실적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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