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엔 미국경기 침체… 내년은 포트폴리오 조정의 해"
“내년 한 해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는 시기입니다.”

스콧 마이너드 미국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9년 말 미국 경기가 침체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년까지는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차익을 실현하면서 서서히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는 조언이다. 그는 “2019년은 (경기침체에 따른 저가매수 기회를) 기다리는 한 해”라고 덧붙였다. 구겐하임파트너스는 운용 자산이 2900억달러(약 3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마이너드 CIO는 “내년에는 베트남,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과 캐나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 피해야 할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 증시는 내년에도 약 16% 오를 것”이라며 “다만 미국은 장기적으로는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는 시장”이라고 조언했다.

마이너드 CIO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2~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내년에는 분기마다 한 차례씩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 4분기에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3%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내년에는 감세 효과도 나타나면서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Fed가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단기금리는 오르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어 장기금리는 낮게 유지되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면(수익률곡선이 평평해지면) 대부분 경기침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마이너드 CIO는 “경기침체가 오면 Fed가 빠르게 금리를 내릴 것이기 때문에 침체가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 이후 10여 년간 초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침체는 Fed가 기준금리를 최소 5%포인트 이상 내려야 끝이 났는데 현재 연 1.0~1.25%인 기준금리를 12월부터 한 분기에 0.25%포인트씩 올려도 2019년 하반기 기준금리는 연 2.75~3.0%에 불과하다”며 “인하 여력이 없는 낮은 금리 상태로 경기침체를 맞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마이너드 CIO는 “이 경우 Fed가 양적 완화나 마이너스 금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제롬 파월 신임 Fed 의장은 마이너스 금리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인들도 일본처럼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침대 매트리스 밑에 넣어두는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초저금리가 10년 더 이어진다면 보험사나 연기금들은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며 “부동산, 인프라와 같은 대체투자가 고통을 일부 줄여줄 수는 있어도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너드 CIO는 “선진국의 일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자들이 몰려 일부 자산은 너무 고평가됐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경기순환적인 시장이어서 언젠가 하강기가 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