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포트폴리오 조정 본격화하나

외국인 7거래일 연속 순매도
코스피 2475…3일째 하락세

포스코·현대제철·KB금융 등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올해 상승폭이 컸던 성장주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실적 호조에도 최근 주가가 주춤했던 철강, 은행, 통신주로 갈아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 아래서 숨을 고르고 있는 가운데 ‘큰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T주 판 외국인, 철강·은행·통신주 샀다

◆외국인·기관이 쌍끌이 한 철강주

코스피지수는 1일 0.96포인트(0.04%) 하락한 2475.4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2276억원)를 늘리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지난 10월 3조원을 웃돌았던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830억원으로 감소했다. 10월에만 3조1832억원어치를 내다판 기관은 지난달 규모(5942억원)를 줄였지만 순매도를 지속했다.

삼성전자(70,400 +0.28%)가 지난달 27일 5% 넘게 빠진 이후 주요 매매 주체들의 관심도 올해 지수 상승의 주역이었던 정보기술(IT)주에서 철강, 은행, 통신주로 분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 10월 이후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업종들이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간 삼성전자를 1조518억원어치, 기관은 SK하이닉스(98,500 +2.28%)를 236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대신 장바구니에 공통으로 많이 담은 종목이 포스코(303,500 -2.41%)현대제철(44,350 -3.48%) 등 철강주다. 이 기간 외국인은 포스코현대제철만 869억원어치, 기관은 두 종목을 807억원어치 사들였다.

중국 내 구조조정으로 철강제품 공급이 줄고 세계적인 경기 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철강주가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는 철강업종 ‘대장주’ 포스코는 내년까지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2조8443억원)보다 65.5% 많은 4조7071억원이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과 환경 규제가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으로 철강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 실적 부각되는 은행·통신주

철강주 외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는 종목은 신한금융지주(시가총액 22조3348억원)를 제치고 은행업종 대장주 자리를 꿰찬 KB금융(57,600 +0.35%)(24조3759억원)이다. 외국인은 최근 1주일간 KB금융을 420억원어치, 기관은 2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B금융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1조6769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조9874억원이다. 내년(4조2437억원)에는 4조원을 넘길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요금할인과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 규제 위험(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던 통신주로도 기관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기관은 최근 5거래일간 SK텔레콤(312,000 +4.70%)KT(31,750 -0.63%), LG유플러스(14,850 -0.67%) 등 통신 3사 주식을 8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은행과 통신주는 평균 배당수익률이 3%대에 이르는 대표적인 배당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성장주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안정적으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선택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200)에 갇혀있던 시기에 외국인들은 환율에 따라 치고 빠졌다”며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실적 개선주에 더 관심을 갖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