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슨캐피탈,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국민연금의 미드캡(중형) 사모펀드(PEF)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국민연금은 3개 운용사가 조성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각 1500억원씩 총 4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8일 최종 면접을 거쳐 유니슨캐피탈 등 3곳을 올해 미드캡 PEF 운용사로 선정하고 결과를 각 회사에 통보했다. 각 운용사는 국민연금 출자금에 더해 다른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놓지 않는 펀드)를 조성할 수 있다.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에 이어 대만 공차 본사까지 인수한 PEF 운용사다. 2013년 국민연금 출자금 1333억원을 포함해 총 3075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조성해 약 75%를 소진한 상태다. 공차 이외에 스터디 카페 토즈, 웨딩업체 아펠가모, 병의원용 건강 기능식품 업체 에프앤디넷 등 중견·중소 소비재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치즈 수입 유통회사인 구르메F&B를 인수 1년 만에 최근 LF에 매각해 두 배 이상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번 펀드는 4000억원~5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모회사인 일본 유니슨캐피탈의 노부요시 에하라(한국명 강중웅) 회장, 타츠오 가와사키 공동 창업자도 김수민 한국 대표와 함께 이번 펀드에 핵심 운용역 및 출자자로 참여한다.

글랜우드PE는 2014년 NH PE와 함께 2850억원에 인수한 동양매직을 지난해 SK네트웍스에 6100억원에 팔아 연 37%의 내부수익률(IRR)을 올린 것으로 유명한 신생 PEF 운용사다. 지난해 4월 베어링PEA와 함께 한라시멘트를 인수했으며 투자금 4000억원을 지난 5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조기 회수해 연 14%가량의 IRR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교직원공제회로부터도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1500억원을 출자받기로 했다. 글랜우드는 첫 블라인드 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70%는 국내 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 30%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상 기업 소수 지분에 투자할 계획이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 회장이 홍콩 엑셀시오 PE 출신의 이기두 대표와 함께 2012년 설립한 PEF 운용사다. 한국의 유망 중견·중소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한미반도체, 모델솔루션, 서진시스템, 윈스, 솔루에타, 상신전자 등 정보기술(IT) 기반 제조기업에 주로 투자해왔다. 최근에는 친환경 플라스틱 업체 동아화학,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에도 각각 430억원과 500억원씩 투자했다.

크레센도 역시 최근 교직원공제회의 PEF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500억원을 출자받는다. 지난 4월에는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도 750억원을 출자받았다. 금융권에서 추가로 약정하는 자금을 포함하면 이미 3500억원 규모의 2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 목표액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틸 창업자도 이번 펀드에 10~20%를 출자할 계획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