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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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주(株) 거품론'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관련 주식에 쏠리고 있다. 제약바이오주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투자업계에서는 거품론과 이에 대한 반박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의약품 업종과 코스닥 제약 업종은 각각 2.9%와 17.4% 뛰었다. 셀트리온 그룹주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25.4%, 51.1%, 84.8% 상승했다. 신라젠도 64.9% 올랐다.

그러나 최근 고공행진 하던 바이오주들이 전날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셀트리온, 신라젠, 티슈진 등은 각각 3.19%, 13.36%, 8.89% 감소했다. 제약바이오주들은 이날 장 초반에도 동반 하락했으나 장 중 일부는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제약바이오주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주가 매우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실적 등이 아직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이 2000년 초반 정보기술(IT) 버블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바이오 버블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러나 제약바이오주 상승이 거품이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간 제약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도 "내년 각 업체의 연구개발(R&D) 상승 동력, 정부의 지원책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이 IT 버블과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의 경우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지만, 제약바이오주의 경우 각 기업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가치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제약바이오주의 경우 자산주처럼 접근해야 한다"며 "파이프라인 가치에 따라 기업의 주가가 움직이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의 공통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경우 산업의 특성상 실제 제품이 나오고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아닌 신약개발 기업의 경우 실제 성과가 나오기까지 적어도 5년 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주가는 실적이 아닌 파이프라인 가치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의 급등세는 주춤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거품은 아니다"라고 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주가 거품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실적 성장과 신약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제약바이오주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내에서도 제약바이오주 상승이 거품이라는 시각과 아니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주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내년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글로벌 임상시험 결과 발표 등이 몰려있는 만큼 파이프라인과 기술력이 탄탄한 회사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한미약품, 바이로메드 등 다수 업체의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며 "R&D 모멘텀이 화두로 떠오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연구원은 국내 신약개발 업체 중 내년 투자 유망 종목으로 한미약품, 바이로메드, 오스코텍, 펩트론을 추천했다.

한미약품은 내년 1분기에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임상시험 3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바이로메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 'VM-202'의 미국 임상시험 3상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