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은 23일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과거의 주가 추이를 감안해보면 과열 상태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S&P500 지수는 48개월째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을 24배 상회하는 수치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S&P500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31배로 역사상 두 번째로 높다"며 "경험적으로 CAPE 지표가 24배를 웃돌았을 때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58개월 이내에 지수가 고점에서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美 증시, 과열 상태…당분간 추세 전환은 어려울 것"
최근의 오름 추세를 전환시킬 수 있는 변수도 있다고 봤다. 유동성 위축 가능성과 주도주에 대한 정부 규제, 유가 급등 등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수들이 주가를 끌어내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정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자산가격 하락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금융산업 규제로 은행 자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상승을 주도하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독점 행위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덧붙였다.

유가 급등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게 정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급등이 우려되고 있지만 이 또한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미국 셰일 생산
지역의 손익분기점이 지난 3년간 크게 낮아져 국제유가 상승이 예상될 경우 생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