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뛰었지만 ‘큰손’ 연기금 자금의 유입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뒤 연기금 자금이 본격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11.74%(지난 17일 종가 775.85) 올랐다. 지수 상승은 기관이 이끌었다. 기관은 이달에만 코스닥시장에서 1조1274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831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조195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순매수 금액의 절반 이상(66.85%)은 금융투자업계 자금이었다. 증권사뿐 아니라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이 고유 자산(자기자본)을 이용한 매매가 ‘금융투자’로 구분된다. 기관 투자금 중 상당액이 코스닥지수 추종 인덱스펀드라는 추정이 나온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ETF 설정액은 10월25일을 저점으로 지난 16일까지 2800억원 늘었고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도 같은 기간 2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벤치마크 지수 개발, 기금운용평가안 개선 등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정책 발표 뒤 연기금 자금이 대거 코스닥에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에 상장사들도 기업설명(IR)에 공을 들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2020년까지 코스닥 투자 비중을 10%까지 확대하면 투자 규모는 16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다만 기금운용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밟아 자금을 집행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