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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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선 중반까지 뛴 코스피지수가 숨을 고르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내년에 3000선을 돌파한다는 장밋빛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가격 부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은 한층 커진 모습이다.

큰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고액자산가의 자금을 관리하는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10일 "(주요 고객은) 당분간 코스피의 기간 조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전략을 세우고 있고, 섣불리 비중 축소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코스피뿐 아니라 뉴욕 등 해외증시가 모두 상승하는 만큼 (주식 투자에 대해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의 경우 정보기술(IT)주에 편중됐던 상승세가 실적 호전주로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우려하기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코스피가 2500선 중반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점을 논하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눈에 띄는 펀드 환매 움직임이나 우려는 없었다"며 "우선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고액 자산가들은 올 5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재경신하던 와중에도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를 활용해 증시에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문규 한국투자증권 대치PB센터장은 "4~5월께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경우 수익률이 30~50%를 기록한 상태여서 현재 환매에 나서겠다는 가입자는 거의 없다"며 "추가적인 투자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 상승과 함께 기대 수익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원금 보전 추구형 사모펀드,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문의는 상대적으로 뜸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대신 저평가된 우량주와 사모펀드, 자산유동화증권(ABS) 관련 투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서히 경계심리가 불거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올 12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통화긴축 정책 기조가 확산되면 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재곤 NH투자증권 블루프라이머 상무는 "최근까지 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 4차산업혁명 관련 미국 주식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지만 다소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우려가 있다"며 "관망세가 대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상무는 "위험자산에 추가적으로 크게 베팅하는 대신 현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거나 환매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