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미래를 생각해주세요. 옐로모바일과 함께 헬스케어·핀테크 선도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현 최대주주 메타헬스케어투자조합 측)

“유상증자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는데도 경영권을 불법적으로 장악하려는 메타헬스 측의 시도를 막아주세요.”(전 최대주주 주연제1호투자조합 측)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시스템통합(SI) 업체 동양네트웍스가 전·현 최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양측은 오는 6일 임시주주총회 표 대결에 앞서 주주 위임장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동양네트웍스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지분 반대매매 뒤 관계 돌변

양쪽은 원래 우호적인 관계였다. 메타헬스는 골프존 창업주 아들이자 대주주인 김원일 전 사장이 세운 투자회사 원앤파트너스 측이 운영하는 투자조합이다. 메타헬스는 전략적투자자(SI)인 옐로모바일 등과 함께 동양네트웍스 경영권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지난 6월 192억원 규모 동양네트웍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21.20%)에 올랐다. 동시에 옐로모바일을 대상으로 동양네트웍스 증자에 500억원을 진행하겠다는 공시를 냈다. 유망 모발이식 전문기업인 모제림 주주들도 옐로모바일과 함께 인수에 참여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는 동양네트웍스의 최대주주가 옐로모바일로 바뀌는 구조의 인수합병(M&A)이었다.

주연제1호를 이끄는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이런 신주 방식 M&A에 합의했다. 일반적인 신주 방식의 M&A는 기존 보유 주식에 프리미엄을 받고 인수자에게 넘기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옐로모바일이 인수한다는 기대에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이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 것보다 시장에서 파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네트웍스 주가는 지난 5월 1000원 초반에서 6월엔 250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옐로모바일 등이 참여하는 유상증자가 형식만 사모일 뿐 사실상 공모 방식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동양네트웍스 주가가 급락했다. 7월26일엔 사채시장에서 반대매매가 터져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요인 등으로 주연제1호 지분(12.17%)을 비롯해 이 전 부회장의 아들 이종현 씨가 대표로 있는 제이피원 지분(7.43%) 등이 시장이 쏟아져 나왔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 측은 주가가 오르면 팔려던 계획이 무산되고, 오히려 반대매매로 수십억원을 손실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주총 정관 변경 여부가 승패 갈라

이때부터 양측의 관계는 적대적으로 돌변했다. 메타헬스 측은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지난 8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 전 부회장 측 반대로 이사진을 교체하지 못했다. 옐로모바일 등이 기존 사모 유상증자를 취소하고, 증권신고서를 내는 방식으로 다시 유상증자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그 또한 무산됐다.

메타헬스 관계자는 “온갖 방법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라는 이 전 부회장 측 요구를 거절했다”며 “이 전 부회장 부자를 동양네트웍스 전환사채(CB) 매각 관련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메타헬스가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에만 5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헬스 측은 동양네트웍스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승리를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 전 부회장 측은 다른 ‘큰손’을 백기사로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M&A 전문가는 “주주 입장에서 보면 옐로모바일 증자 계획을 가진 메타헬스 측에 찬성하는 것이 주가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이 전 부회장 측이 회사를 장악하고 있어 특별결의 요건(참여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