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려던 바이오기업 메디오젠의 계획이 좌절됐다. 책정된 기업 가치에 불만을 품은 메디오젠 주요 투자자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의 심사 승인까지 마친 스팩 합병이 불발로 끝난 건 드문 사례다.

대우스팩 3호는 2일 160원(7.32%) 하락한 2025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메디오젠과의 합병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한 여파다.

메디오젠에 20억원을 투자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스팩 합병 상장에 동의하지 않아 합병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00년 설립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주 및 유산균 제품을 제조하는 메디오젠은 지난 6월 대우스팩 3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우회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산정한 메디오젠의 주당 가치는 1만6864원(합병비율 1 대 8.43)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반영해 지난 9월 주당 가치를 1만4374원, 또다시 1만3676원으로 낮춰 조정하면서 회사와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사이에 마찰이 생겼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투자 가격보다 낮아진 조정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투자금 상환(원금 20억원에 연복리 10% 적용)을 요구했으나 메디오젠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상장계획 철회로 이어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