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말고 진정한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데 있어 최우선 고려 원칙은 사람이에요. 믿을 수 있는 경영진에다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무조건 'GO'죠."

이상훈 코링크PE 대표이사.
이상훈 코링크PE 대표이사.
이상훈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사진)는 3일 한경닷컴과 만나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사람'을 품은 따뜻한 금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코링크 PE(이하 코링크)는 지난해 2월 세워진 신생 운용사(GP·General partner)다.

현재 청산이 진행중인 '레드코어밸류업1호'를 포함해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라인드 펀드)' '그린코어밸류업1호(블라인드 펀드)'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블라인드 펀드)' 등의 사모투자펀드(PEF)를 운용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는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펀드를 조성한 이후 투자 대상을 모색,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의 펀드를 말한다.

핵심운용역인 이상훈 대표이사를 필두로 이동근 운용역, 임성균 운용역 등 3명의 전문투자인력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증권사 회계법인 등에서 일한 회계사 변리사 등 4명의 자문위원도 함께다. 2009~2011년세계 1000명의 최고권위 엔지니어 및 세계 인명사전 200명의 가장 유명한 과학자에 이름을 올렸던 김동현 박사도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이상훈 대표는 "투자 판단은 냉철히 해야하지만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이 중심"이라며 "현재의 재정상황은 미비할 지라도 기술력과 경영마인드를 갖추고 있는 곳이라면 투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제표를 통해 나타나는 숫자들만 보고 기업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기업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경영진들의 열정과 비전, 고유기술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링크가 이러한 투자 철학을 갖고 가장 먼저 조성한 펀드가 '레드코어밸류업 1호'다. 지난해 4월 4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1년 6개월만에 청산을 진행중이다. 펀드 전체 청산 수익률은 46.4%, 내부 수익률(IRR)은 30.3%로 집계됐다.

코링크 측은 최근 사모펀드의 청산 수익률이 평균 10~20%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40%대의 청산수익률은 괄목할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것뿐 아니라 2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청산에 성공한 점을 주목해달라"며 "당사의 투자 철학이 맞다는 것을 증명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펀드 규모는 무조건 크게 키우기보단 효율적으로 운용 가능한 수준(100억원 이하)을 유지하려 한다"며 "대형사들에 비해선 적지만 안정적으로 운용, 신속한 청산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레드코어밸류업1호를 제외하고, 코링크가 운용중인 3개의 펀드(블루코어밸류업1호·그린코어밸류업1호·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 운용금액은 240억원대다.

이 대표는 "레드코어는 고수익 목표 펀드, 블루코어는 안정적인 시장용 펀드, 그린코어는 환경 또는 삶을 이롭게 하는 기술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향후에도 테마에 맞는 2호, 3호를 설립해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지난해 7월 설립됐으며 100억원 규모로 운용중이다. 이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S사는 국내 최초로 가로등 양방향 원격제어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린코어 밸류업 1호는 8월 61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5G 이동통신 광중계기 및 재난방송 중계기 제조 원천기술을 보유중인 T사에 투자가 진행중이다. 지난달 만들어진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 밸류업 1호는 80억원 규모로, 코스닥 상장사 에이원앤에 이차전지 배터리 원재료 사업을 위한 유상증자 및 주식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의 핵심운용역인 이동근 운용역은 "이차전지의 시장성이 매년 큰 폭의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익성'(레드코어밸류업 1호 투자 회사)을 통해 배터리 원천기술의 딜소싱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관련 추가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성은 전기차의 리튬이차전지 배터리 소재인 음극재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익성이 보유중인 산화물계(SiOx) 소재 원천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배터리 무게 절감과 주행거리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이원앤은 익성의 음극재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는 아이에프엠(IFM)과 함께 음극재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대표는 "경영진의 진정성과 기업의 성장성을 믿고 투자에 나서다 보니 어느새 5G, 전기차 배터리 등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과 함께하고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나가 한국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산업군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