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찬종 에스트래픽 대표이사
문찬종 에스트래픽 대표이사
"사물인터넷과 교통솔루션의 결합은 4차 산업혁명의 필수코스이자 에스트랙픽의 성장동력입니다."

문찬종 에스트래픽 대표이사(사진)는 "에스트래픽은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철도·도로 교통시스템을 국산화해 이를 해외로 다시 수출하고 있다"며 "수출 시장을 넓혀 2020년에는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솔루션 전문업체 에스트래픽이 오는 1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에스트래픽의 모태는 삼성SDS로, 교통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담당했던 문찬종 대표와 사업 핵심인력 30명이 기술과 특허권, 솔루션 등을 양도받아 2013년 설립했다. 문 대표는 삼성에서 28년을 근무했다.

그는 "교통 시스템통합 사업과 관련된 특허, 사업권, 솔루션 등 유무형 자산 일체와 진행 중인 사업들을 모두 삼성SDS에서 이관해왔다"며 "회사 직원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가까이 현장을 누빈 베테랑들"이라고 소개했다.

◆기술력 국산화…업계 1위로 '껑충'

에스트래픽은 도로교통사업과 철도교통사업을 두 축으로 성장했다. 주요 고객사는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코레일 등 정부 지자체와 공공기관이다.

회사는 수입에 의존하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징수시스템(TCS)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다. 전자요금 징수 시스템(ETCS)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회사는 TCS 국내 시장 점유율 70%, ETCS 시장 점유율을 40%로 추산했다.

4세대 요금징수시스템인 '뉴하이패스'는 에스트래픽의 새로운 먹거리다. 에스트래픽이 최초 개발한 뉴하이패스는 차량이 요금소에 정차하지 않고 속도(최대 160km)를 유지한 상태에서 요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신대구~부산, 천안~논산 고속도로에 뉴하이패스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으며, 한국도로공사 남해안(영암~순천)에도 이를 구축 중이다.

한국도로공사는 2020년까지 전국 350개의 톨게이트에 뉴하이패스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총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에스트래픽의 매출 성장에도 기대감이 실린다.

문 대표는 "전국의 민자고속도로들도 요금 징수 시스템을 교체 또는 업그레이드 할 것으로 예상돼 뉴하이패스의 시장 규모는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에스트래픽의 기술력과 수주 성과를 감안할 때 시장 물량의 상당부분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철도사업, 사업영역 확대…해외시장 '러브콜' 이어져

철도교통사업은 에스트래픽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선로전환기, 전자연동장치, 종합관제시스템 등 지하철과 고속철도의 통신·신호시스템을 개발, 구축하고 있다.

철도신호사업은 에스트래픽의 중요 사업이지만 상장을 한 차례 연기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회사는 지난 7월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문 대표는 "고속철신호사업에 대해 협력사인 프랑스 알스톰(Alstom)과 협력관계나 컨소시엄이 깨질 경우, 회사가 독자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고속철신호사업의 국산화율이 90% 이상이고, 국산화가 안된 부분에 대해서는 공급처 다양화를 통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성숙단계에 접어든 고속철 시장을 넘어 일반·도시철도 신호부분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4세대 무선통신 시스템인 LTE를 접목시킨 철도통신시스템 'LTE-R'(LTE-Railway)은 내년에 개통 예정인 김포 경전철에 적용될 예정이다.

지하철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회사는 지난 4월 서울메트로에서 추진하는 '도시철도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서울 지하철 신교통카드시스템을 앞으로 10년간 운영한다.

최근에는 프랑스 진출도 알렸다. 에스트래픽은 프랑스 철도청(SNCF)과 상하개폐형 스크린도어 납품 계약을 맺었다. 에스트래픽은 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 소유권을 보유 중이다.

문 대표는 "프랑스 철도청에서 시범역사를 개방해 내년까지 10개역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스페인과 러시아도 상하개폐형 스크린도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교통연구원이 추산한 유럽의 스크린도어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통해 '퀀텀 점프'…미래 먹거리 발굴"

에스트래픽은 2013년 설립 첫해 매출액 126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88억원, 영업이익은 87억원이다.

회사의 2020년 목표 매출액은 3000억원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 12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문 대표는 신규 사업 육성과 해외시장 진출로 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뉴하이패스와 LTE-R 외에도 동남아 지역을 타깃으로 수출형 저가 하이패스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자율주행 도로환경 구축사업, 전기차 충전사업 등 교통솔루션 종합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트래픽의 상장예정 주식 수는 1145만592주로 이 가운데 18.6%인 213만주를 공모한다. 이달 20일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3~24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일은 12월 초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현재 문찬종 대표와 이재헌 부사장의 지분은 14.25%, 13.33%이며, 임직원 보유 지분은 58.96%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