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실적 감안하면 아직도 저평가"
사상 처음 ‘2500 고지’를 밟은 코스피지수가 3000선까지 진격하려면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주식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주식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실적 개선과 함께 배당성향을 투자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30일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한 한국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배당총액/순이익)은 16.6%에 그치고 있다. 미국(다우지수 종목 기준 42.8%)은 물론 영국(FTSE100 62.9%)과 대만(자취안 57.4%) 일본(닛케이225 32.5%), 중국(상하이종합 29.3%) 등과 비교해도 크게 낮다.

한국 기업들의 ‘짠물 배당’은 북핵 리스크(위험), 회계 불투명성, 경직된 노동시장 등과 함께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으로 꼽힌다는 게 외국계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9.4배로 미국(18.1배) 브라질(14.9배) 일본(14.3배) 대만(13.8배) 중국(13.2배)보다 낮다. PER이 낮을수록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한국 상장사들도 이런 점을 의식해 배당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2011년부터 5년간 상장사 배당 증가율은 평균 9.5%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4.4%)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모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 확대는 배당금을 노리는 중장기 주식투자 수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가를 좌우하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인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도 높여준다.

‘시그널 이펙트(신호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 확대는 그 자체로도 주가 매력을 높여주지만 향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경영진의 강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며 “삼성전자가 대규모 배당을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상장사들의 배당을 크게 늘려줄 것이라는 점에서다. 일본에서는 2014년 주요 연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제도를 도입한 이후 닛케이225지수가 14,000대에서 22,000선을 넘어섰다. 박 연구원은 “일본뿐만 아니라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나라의 배당성향이 그렇지 않은 나라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고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