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수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가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 투자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석유 개발과 화력 발전 등 전통적인 에너지 인프라 투자처가 지고 투자자 관심이 신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어서다.

스테펀 메일핫 액시엄인프라스트럭처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7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서밋’에서 “앞으로 15년 동안 에너지와 교통·물류 등 인프라 확충에 40조~50조달러의 민간 투자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방대한 투자 기회가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스타우드에너지의 브래드 노드홈 대표는 “천연가스가 화석 연료에 비해 가격이 더 저렴해진 만큼 화력발전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앞으로 건설되는 발전소의 60~70%가량이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채워질 것”이라며 “향후 4년간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에 각각 960억달러, 360억달러의 투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의 인프라 전문 투자회사인 IFM인베스터스의 매슈 웨이드 전무도 미국과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눈여겨볼 것을 당부했다. 이 지역 인프라 투자 시장에서 은행 역할이 줄어들고 있어 기관투자가들이 ‘직접 대출’ 형태로 투자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수력발전 설비 리파이낸싱(차입금 차환)과 태양광발전 설비 개발, 스페인의 전기 경전철 개발, 영국의 폐기물 재활용 프로젝트 등을 유망 투자처로 제시했다.

경제 대국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인프라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라자 파르타사라티 모건스탠리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장은 “인도에서는 2030년까지 인프라 건설에 5조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문별로는 도로 1000억달러, 전기·가스 등 에너지 인프라 2500억달러, 철도 1420억달러, 통신 1000억달러, 공항 1200억달러의 투자 기회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투자금이 인프라 시장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의 톰 칼 실물자산부문장은 “2007년 99억달러였던 세계 인프라 펀드 운용자산은 10년 만인 올해 4270억달러까지 불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 펀드매니저의 59%가 인프라 자산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가격수준)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유창재/김병근/김익환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