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 코스닥시장 입성을 추진하는 CTK코스메틱스는 지난 5월 한 달간 벤처투자시장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액(한국벤처캐피탈협회 기준)을 유치한 기업이다.

[레디 큐! IPO]450억 쏜 스마일게이트가 말하는 CTK코스메틱스의 매력
이는 벤처캐피털(VC)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이하 스마일게이트)로부터 31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2016년 14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추가로 '통큰 투자'에 나섰다.

김경환 스마일게이트 이사는 CTK코스메틱스의 투자 매력에 대해 "성장성과 실적 안정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CTK코스메틱스는 화장품 브랜드로부터 수주를 받아 제품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 및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일괄생산(턴키)해 납품하는 B2B(기업 간 거래) 회사다. 자체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통해 화장품을 생산한다. 이른바 화장품 '풀(full)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를 표방한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화장품 시장에서 풀 서비스 플랫폼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CTK코스메틱스가 추가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김 이사는 평가했다.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을 비롯해 10위권에 속한 에스티로더·LVMH 등 소속 다수의 브랜드를 고객으로 확보한 만큼 실적 안정성도 담보돼 있다고 분석했다. CTK코스메틱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액 미국과 유럽계 기업에서 발생했다.

김 이사는 "CTK코스메틱스가 로레알그룹에 지난해 인수된 한 브랜드의 초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이같은 성공스토리가 재현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화장품 홍보의 장이 되는 모바일 시대에는 과거보다 한층 민첩하고 유행에 예민한 제품 개발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CTK코스메틱스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과거와 같이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제품을 기획·개발하고 제조하는 방식으로는 모바일 시대 소비자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을 선진국 유수의 화장품 기업들이 깨닫고 있다"며 "브랜드가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기획하고 이에 맞춰 최적의 OEM 기업을 택할 수 있는 무공장 화장품 컨설팅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CTK코스메틱스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SNS를 통해 인기를 얻은 소규모 신생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OEM 거래처를 통한 제품 비율을 높인 점은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CTK코스메틱스는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00%를 달성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388억원, 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 11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26% 증가한 233억원을 거둔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약 13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안정성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김 이사는 "선진국 화장품 기업의 경우 한가지 브랜드를 출시하면 5~7년에서 최대 10년까지 끌고가는 사업 패턴이 형성돼 있다"며 "거래선의 안정성 측면에서 다른 화장품 업체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거래처 중 중국 기업이 없는 만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인한 매출 감소 우려가 없지만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의 수혜는 누릴 수 있는 기업이란 점도 매력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CTK코스메틱스의 고객인 미국과 유럽 브랜드들은 세계 톱 브랜드들로 아시아권에 이미 진출해 있거나 계획 중인 상황"이라며 "중국 소비 및 화장품 인구 증가에 따른 성장이 나타난다면 함께 실적이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CTK코스메틱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화장품 업계뿐 아니라 각 산업별 대세 흐름임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ARM의 경우 생산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에 맡기지만 연매출이 1조8000억원에 달한다"며 "각 산업에서 플랫폼 기업이 활약하고 있고, 화장품 업계도 SNS 시대를 맞아 발빠른 기획·개발 능력이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일게이트가 10% 이상 주요주주인 만큼 투자뿐 아니라 사업적인 방면에서도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스마일게이트가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사 혹은 공동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리를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드 이슈 때문에 다소 미뤄졌지만 내년에는 매출처 확대 등에 힘입어 추가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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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