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미친 3분기 실적·순환매 장세 시작" 맞물려

원익IPS·주성엔지니어링 등 하룻새 5~9% 동반 하락
외국인·기관, IT주 차익실현…일부 "저가매수 기회 삼아야"
잘나가던 반도체 장비주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3분기 실적 개선 폭이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이 업종에 무슨 일이] 잘나가던 반도체 장비주 '급브레이크'

반도체 장비주 동반 하락

16일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장비 업체인 원익IPS(39,300 -0.88%)는 3450원(9.87%) 내린 3만15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원익머티리얼즈(-5.06%) 주성엔지니어링(11,200 0.00%)(-6.04%) 테스(-5.81%) 등 다른 반도체 장비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이 업종에 무슨 일이] 잘나가던 반도체 장비주 '급브레이크'

반도체 장비주에 ‘직격탄’을 날린 건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였다. 주요 반도체 장비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평균)는 3개월 전과 비교해 대부분 하락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6억원으로, 3개월 전(136억원)보다 14.9% 하락했다.

외국인 기관 등 ‘큰손’들의 수급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주에서 내수주로 이동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IT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그동안 증시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유통, 화장품 등 내수주를 집중 매수했다. 비에이치(-14.64%), 인터플렉스(-7.04%) 등 휴대폰 부품주, AP시스템(-1.78%), 비아트론(-3.87%) 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주 등 중소형 IT주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일각에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퇴진하겠다는 뜻을 전격적으로 밝힌 게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도체 장비 업체의 실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규모에 좌지우지된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의 변화로 투자 계획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저가 매수 기회” 분석도

증권가에선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갑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주의 3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보다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액티브운용팀장도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추석 연휴에도 공장을 풀가동할 만큼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이상이 없고, 해외 주요 반도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곧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13일 미국 뉴욕 나스닥시장에서 램리서치(1.56%)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1.18%) 등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반도체 장비주들의 주가는 나스닥에 상장된 주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흐름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서 이날 조정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한 삼성전자 CEO 교체 리스크(위험)는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삼성전자가 투자를 줄일 이유가 없다”며 “이미 정해진 투자 계획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최만수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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