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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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한국형 골드만삭스'로 불리게 될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포함해 '국가대표' 증권사 7곳(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은 추석 연휴 이후 주식시장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증권사는 <한경닷컴>의 추석 연휴 이후 증시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북한 리스크와 글로벌 통화정책 등 대내외 이벤트가 시장에 하락 압력을 줄 수 있지만, 연휴 직후 개막하는 3분기(7~9월) 실적 시즌에 집중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김영환 KB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자산배분전략부 선임연구원은 "연휴 이후 한 달간 국내 주식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며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와 전분기 대비 모두 시장 컨센서스(기대치)를 충족하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리스크로 인해 국가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이 치솟는 데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 조짐이 포착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말 세제 개혁안을 내놓은데 이어 11월 중 한·중·일 순방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렇게 내부적으로 분주한 데다 해외 순방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연휴 직후인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당일과 한·중 통화스와프(currency swaps) 만기가 겹치는 것은 다소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10월 위기설(說)'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북핵 관련 불확실성으로 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 등 리스크 요인들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3분기 실적 시즌을 맞는 상장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견고해 코스피(KOSPI) 지수의 하방 경직성(2300선 초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국내 기업의 외형(매출액)을 결정짓는 글로벌 경기의 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통상 국내 수출이 10월에 정점에 도달하는 계절성을 고려할 경우 2분기 대비 3분기의 증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조업의 마진(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이자와 같은 영업이익 차감 비용은 줄어들고 있다"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레버리지가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점도 3분기 실적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추석 연휴 이후 시장의 방향성은 부동의 시가총액 1위인 '맏형'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추정치)에 따라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보기술(IT), 금융, 화학, 철강 등이 실적 주도주로 꼽혔다.

NH투자증권은 "추석 연휴 이후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라 시장의 단기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며 "실적 기대감이 높은 대형 IT주와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 수혜주인 은행 업종의 주가 움직임이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반도체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출하 증가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 3분기를 넘어 4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하다고 KB증권은 예상하고 있다.

최장 10일간 연휴 중 주목해야 할 해외 이벤트는 허리케인의 영향을 반영한 미국 경제지표다.

신한금융투자는 "10월 2일 발표될 ISM(공급자관리협회) 제조업지수를 시작으로 6일 미국 고용지표가 나온다"면서 "고용지표에 선행하는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의 경우 허리케인 직후 29만8000건을 기록해 2015년 3월 이후 최고치 기록한 바 있는데 만일 고용지표 둔화 시 일시적으로 미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이 언급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