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호 교보증권 리서치부장 인터뷰

단기 재료보다는 펀더멘털에 '초점'
"내년엔 중소형주…변동성 공포 이겨라"
교보證의 수익률 비결은…스몰캡팀장에게 들어보니

도이치모터스(7,420 +4.21%) 서진시스템(47,700 +0.10%) 인터플렉스(12,500 -0.79%) 일진디스플(4,530 -0.11%) 코리아써키트(13,300 -1.48%) 필링크(1,635 -1.51%) 현대건설기계(50,100 +0.30%) SKC코오롱PI(45,850 +1.66%).

일 년 전 이 종목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주식 투자를 한 투자자는 돈을 벌었을 것이다. 교보증권이 제공한 '미드스몰캡 포트폴리오'에 속한 종목들이다.

주식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특히 단기 이슈에 큰 영향을 받는 스몰캡(중소형주)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중소형주들로만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지난 일 년 동안 68.17%의 수익률을 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공한 포트폴리오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누적수익률 역시 2369.89%를 기록하며 2위(유안타증권 중소형주·306.68%)와 큰 폭의 격차를 보였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교보증권 본사에서 김갑호 리서치부장(스몰캡팀장·사진)을 만나 비결을 물었다.

◆ 단기 이슈 고려 안해…실적이 중요

"기본에 충실한 분석을 한 겁니다." 김 부장은 폴리아미드(PI) 필름 제조기업인 SKC코오롱PI를 사례로 들었다. 작년보다 주가가 3배 이상 오른 종목이다.

"SKC코오롱PI는 3년 이상 장기간 분석을 한 종목입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3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나 항공기에 주로 부품을 납품하던 OLED와는 연관성이 없는 회사였습니다.

PI 필름에 주목했습니다. 향후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이 상용화될 경우 접을 수 있는(플렉서블) OLED 생산이 크게 늘 것입니다. 이 경우 OLED 필름 부품으로 구부릴 수 있는 PI필름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한거죠. OLED주로 주목받기 전부터 SKC코오롱PI를 추천주로 선별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시장 변화로 기업 가치가 달라진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캐치'한 것이다. 장기간 기업 분석에 집중한 결과다. 김 부장은 이처럼 추천 종목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많은 증권사들이 중소형주를 분석할 때 수급 모멘텀, 테마 등 단기 재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중장기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각종 정보, 차트의 움직임, 뉴스거리 등 당장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펀더멘털(기초 체력)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분석에 시간을 쏟죠."

악재성 단기 이슈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에는 오히려 매수를 권할 때도 있다. 김 부장은 "실적과 관계없이 시장에서 나오는 테마성 이슈에 주가가 출렁이는 것은 투자 판단을 하는데 있어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실적이 꺾이거나 전방산업의 업황에 변화가 생길 경우에는 가차없이 추천 종목에서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 기업 분석도 '사람의 일'

숫자로 대변되는 기업 분석은 이성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사람의 일이다. 기업과 증권사 간의 신뢰가 두터워야 분석 내용도 풍부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과의 주기적인 교류는 중요하다. 상황이 좋을 때보다 힘들 때 더욱 그렇다.

"상황이 좋은 회사는 누구나 주목합니다. 어렵고 힘들때 교류를 지속하는게 중요해요. 기업과 증권사 간에 신뢰가 형성돼있어야 기업의 내부 상황에 대해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상황이 개선됐을때 가장 먼저 변화를 알아챌 수 있는 비결이죠. 발빠르게 시장에 투자 정보를 내놓을 수 있는 겁니다. 많은 증권사들이 이미 성과를 보인 기업에 탐방을 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반대예요. 일단 탐방을 시작한 다음 좋아질 때까지 계속 방문하는 겁니다."
교보證의 수익률 비결은…스몰캡팀장에게 들어보니

◆ 중소형주 시장에도 볕들까

중소형주가 소외받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교보증권 스몰캡팀이 추천한 개별 종목들은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현재 수급의 큰 주체인 기관성 자금들이 중소형주에 투자를 잘 안합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연기금이 중소형주를 많이 보유하면 주식을 팔았을 때 파장 등 리스크(위험)가 크다고 봐 정책적으로 중소형주를 사는 것을 제한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빛을 보는 중소형주가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형주 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것이라고 김 부장은 내다봤다. 기존 기관성 자금은 여전히 중소형주를 기피하지만 신규 자금은 그렇지 않다. 정부가 중소형주 육성 방안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기관 자금이 코스닥이나 중소형주로 흘러갈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기존에는 연기금들이 3년 이상 적자를 기록한 기업에는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했지만 올해부터 그 제한이 폐지된 것이 하나의 사례입니다. 사실 적자였던 회사가 흑자전환을 할 때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르는 법이죠.

벤처펀드 조성에도 나섰습니다. 내년 벤처업계에는 5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의 지원 자금이 흘러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했던 회사들에게 기회의 문이 열린 셈이죠. 유망한 벤처 회사들이 성장하면 코스닥시장에 들어오게 됩니다. 상장이 활발해지면 시장도 활기를 띌 수 밖에 없죠."

중소형주 시장을 주목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할까. 김 부장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변동성에 대한 공포를 이겨라"고 말한다.

"단기성 뉴스가 나오면 사람들 대부분이 주식을 팝니다. 손실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불안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나중에는 후회를 하죠. 팔고 조금 지나니 많이 올랐다고 많이들 얘기하지 않습니까. 적어도 1년 이상 장기적인 시각에서 실적 등 펀더멘털을 봐야합니다. 실적에 이상이 없는데 수급 요인이나 뉴스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무서워말고 추가 매수하세요. 그때가 주식을 살 타이밍입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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