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의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신흥국 채권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 고수익·고위험 신흥국 채권의 투자 정보를 개인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보급으로 주식 브로커리지(매매 중개) 수수료 수입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신흥국 채권 매매 중개가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는 올 들어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통해 수차례 신흥국 채권을 유망 투자처로 제시하기도 했다.

증권사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채권 매매 중개 수수료도 낮아지고 있다. 한 증권사 리테일담당 임원은 “일부 증권사는 매입액의 0.3~0.4%(1년 기준) 정도인 브라질 채권 매매 중개 수수료를 0.1%까지 낮추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신흥국 채권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하고 복잡한 과세 체계를 갖추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해외 채권 판매담당자는 “인도나 인도네시아 채권은 세금 규정과 과세 절차가 복잡해 개인이 높은 수익률만 보고 무작정 투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채권형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2015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앞다퉈 판매했다가 큰 손실을 냈던 적이 있다”며 “증권사 간 모객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건 신흥국 채권 투자가 ‘꼭지’에 다다랐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