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황만용 대표이사, 김기린 대표이사.
(왼쪽부터)황만용 대표이사, 김기린 대표이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이 폭풍 성장하면서 이차전지 업체들의 주가도 치솟고 있다. 이차전지용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신흥에스이씨는 전기차 시장에 부는 훈풍을 타고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닻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개화 예상…2~3년 전부터 상장 본격 준비

신흥에스이씨는 초정밀 금형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자동차, 전동공구,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이차전지 배터리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화봉 회장과 김점용 회장이 1979년 신흥에스이씨의 전신인 신흥정밀을 공동창업한 이후 2009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이 때 최 회장의 사위인 황만용씨(사진 왼쪽)와 김 회장의 아들인 김기린씨(사진 오른쪽)가 대표이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견고한 동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황 대표는 "신흥에스이씨가 설립 후 38년간 꾸준히 성장을 지속했던 비결은 전기차 산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베팅한 결과"라며 "많은 이들이 전기차에 대한 불확실성과 리스크 우려로 머뭇거릴 때 우리는 과감히 투자했다"고 말했다.

현재 신흥에스이씨가 만드는 이차전지 배터리 핵심 부품은 이차전지 폭발방지 기능을 하는 캡 어셈블리(Cap Assembly) 및 전류차단장치(CID)다. 캡 어셈블리와 전류차단장치는 배터리의 뚜껑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과충전·외부충격 등으로 배터리 내부 압력이 상승해, 폭발하기 전에 전류를 차단하고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게 한다. 폭발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 장치(안전변·Safety Device)이다.

이 회사는 전해액 등을 담아 케이스 역할을 하는 캔, 폴리머 배터리용 스트립 터미널(Strip Terminal) 등도 생산하고 있다.

신흥에스이씨는 연구개발(R&D)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덕에 안전변의 100% 국산화에 성공하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의 품질관리 기준도 통과할 수 있었다. 진입장벽이 높은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흥에스이씨가 이차전지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00년이다. 2007년 전기차용 제품 개발에 성공한 뒤 2009년 법인 전환과 함께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했다.

황 대표는 "당시 남들이 꺼리는 길을 가려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을 고민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의 개화가 늦어지면서 상장 작업이 지연됐지만 회계시스템을 투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2017~2018년에는 전기차가 주목을 받을 거라 확신해 2~3년 전부터 상장을 본격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 돌파…"매년 30% 성장 전망"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함께 이차전지 시장도 커지면서 신흥에스이씨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2010년 매출액은 298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 766억원, 지난해에는 100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1억800만원을 기록했다.

황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미래 먹거리로 촉망받으며 급성장하는 만큼 우리도 매년 30%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끊임없이 성장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익도 불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화 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0년까지 매년 31.7%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이차전지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에스이씨 공장 및 법인 현황
신흥에스이씨 공장 및 법인 현황
신흥에스이씨는 2014년 이후 매년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 말레이시아 헝가리 등 3개국에 4곳의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황 대표는 특히 유럽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에 비해 인구와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기차 보급률은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노르웨이의 경우 100명 중 20명이 전기차를 타고 다닐 정도"라며 "인구 대비 전기차 보급 비중을 살펴보면 유럽만큼 빠르게 보급되는 나라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줄이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는 판단이다.

최근 유럽업체들은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갖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헝가리 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2018년에는 큰 폭의 매출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흥에스이씨 배터리 팩 모듈
신흥에스이씨 배터리 팩 모듈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자금을 유용하게 쓸 예정이지만 여전히 목마르다"며 "사업 다각화 및 독자 브랜드 개발 등 자생력 확대를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배터리 팩 모듈(사진)을 필두로 독자 브랜드화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범위에서 국내외 기업들과의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레디 큐! IPO]증권가가 바라본 신흥에스이씨의 투자포인트는?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