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1일 기아차에 대해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측이 승소했지만 부담축소는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을 기존 보유에서 매수로 올렸다. 목표주가는 4만2000원.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래 끌어왔던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이다. 2011년 집단소송 이후 통상임금은 늘 기아차 주가에 발목을 잡아왔다"며 "초기 우려에 비해 점점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되고 이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금액기준 부담이 증폭되어 왔다"고 했다.

고 연구원은 사측의 항소로 2018년이나 되어야 최종판결이 나고 현금 지급이 진행되겠지만 현재 규모에서 더 확대될 개연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노조가 주장했던 금액에 비해 약 3분의 1로 축소되어 비용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그는 "1조 수준이면 연간 EBIT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며 현금흐름에 미칠 부담이 제한될 수 있다"며 "사측의 패소는 실적에 분명 악재이나, 규모의 축소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비해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향후 항소로 신의성실원칙이 일정부분 반영된다면 추가 환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의 초점을 과거에 해당하는 '통상임금'에서, 현재의 '신차효과', '영업개선' 혹은 미래의 '성장전략'으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됐다"며 "오랜기간 주식시장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던 통상임금 문제가 악재로서의 역할을 마감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노-사 관계에 대한 방향성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 연구원은 "앞으로 통상임금을 급여체계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통상임금을 향후 임금산정, 원가부담 요인으로 반영한다면, 노-사갈등이 예상되며, 혹 노조의 주장이 반영된다면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급여의 역전이 지속된다면 현대차와의 노-노 갈등도 예상된다"며 이 부분이 향후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