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중 줄이고 유럽·아시아 투자 늘려라"
"미국 증시 조정우려" 50%
"채권보다는 주식…국내투자 비중 늘려야"
‘해외 투자는 미국 비중을 줄이는 대신 유럽과 아시아에 집중하라. 국내 투자는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늘리는 것이 좋다.’
국내 증권업계의 자산배분 전략은 이처럼 요약된다. 연초에는 해외 투자에서 미국 비중을 35%로 잡았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달리는 말’에 올라탈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비중 컨센서스(평균치)가 29%로 6%포인트 줄었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추가 매수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사상 최고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17% 이상 올랐다.
응답자의 50%는 미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대한 투자 비중 축소는 달러 가치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인가’라는 물음에 63.6%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 투자에서 수익률이 좋더라도 환손실을 보게 된다.
유럽에는 우호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연초 14%였던 투자 비중을 19%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 담당 상무는 “미국 증시의 추가 인상에 베팅하기보다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유럽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아시아도 투자 비중을 늘릴 지역으로 추천했다. 아시아 투자 비중을 22%로 제시했다. 연초보다 3%포인트 높은 수치다. “미국 중심의 성장이 유럽과 신흥국으로 확산될 것”(KB증권)이라는 의견과 “유럽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유안타증권)”는 견해가 다수였다.
선진국과 신흥국 투자 비중은 5 대 3 정도로 제시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신흥국 시가총액 비중이 2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신흥국 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을 놓고 보면 국내 투자가 소폭 증가했다. 연초 39.9%였던 국내 투자 비중은 1.4%포인트 늘어난 41.3%로 나왔다.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신영증권)도 있지만 기업 실적을 감안할 때 증시 매력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키움증권은 연초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을 3 대 7로 제시했지만 현재 가이드라인을 5 대 5로 조정했다.
자산별 투자 비중은 주식이 52.8%를 차지했다. 채권은 28.5%로 연초 대비 2.5%포인트 줄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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