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에 꽂힌 외국인…이달 우리은행 가장 많이 샀다
최근 순매도 규모를 줄이고 조금씩 매수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은행주를 주로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우리은행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8월1~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78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1744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17일부터 25일까지 32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외국인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은 은행주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우리은행(1482억원)을 가장 많이 매입했다. KB금융(655억원) 기업은행(635억원) 하나금융지주(471억원) 신한지주(449억원) 등도 상대적으로 매수 규모가 컸다.

외국인이 은행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미국의 금융 규제 완화 움직임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한국 은행주가 혜택을 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은행의 자기자본 투자를 제한했던 ‘볼커룰(Volcker rule)’ 완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볼커룰 등 금융 규제가 완화되면 국내 은행주 주가가 36%가량 오를 여력이 생긴다고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달 중순 이후 볼커룰 수정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라며 “금융주는 글로벌 동행성이 강해 미국 금융주가 오르면 한국 금융주도 오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은행주엔 호재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되고 대출 수익이 늘어난다.

외국인은 금융주 외에 게임·유틸리티 등 상대적으로 조정을 많이 받은 종목도 매수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은 엔씨소프트(1152억원) 넷마블게임즈(1104억원) 한국전력(656억원) 등을 대량으로 순매수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