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난 7일 공모 대신 사모 방식으로 7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기업이 만기가 긴 채권을 사모 방식으로 1000억원 이상 대규모로 발행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발행 금리는 연 2.74%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는 신동빈 회장의 검찰 수사 등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며 “롯데쇼핑도 지난해 필요 자금을 만기가 짧은 기업어음(CP)으로 발행한 만큼 이를 장기 차입금으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롯데쇼핑 사모채는 NH투자증권의 FICC(채권·외환·원자재) 담당 부서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량기업인 롯데쇼핑으로부터 장기간(7년)에 걸쳐 안정적인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다. 롯데쇼핑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10개 투자등급 가운데 상위 두 번째인 ‘AA+(안정적)’다. 롯데쇼핑으로서는 낮은 금리로 장기채를 발행해 조달 비용을 아끼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로 발행하려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경영권 분쟁이나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검찰 수사 경과 등 불편한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담아야 한다”며 “사모 방식을 택하면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올 들어서만 9600억원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