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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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장중 2400선을 내주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서 다시 진격에 나섰다.

'주가 고점' 논란이 일던 정보기술(IT) 업종 내 투자심리가 활기를 되찾은 데다 소재와 산업재, 금융 업종에 대한 추가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일 오후 1시2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8% 오른 2429.65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사흘 연속 오름세다. 특히 외국인이 8거래일 만에 국내 주식을 매입해 주목된다.

IT주의 주가 강세가 뚜렷하다. 간밤 애플의 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이들 기업의 3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같은 시간 1.20% 오른 17,687.04를 나타내고 있다. 통신과 기계 업종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종목별로는 LG이노텍이 전날보다 8.70% 상승한 16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삼성SDI(4.07%) 일진머티리얼즈(3.64%) SK하이닉스(3.36%) 삼성전기(2.74%) 현대일렉트릭(2.56%) LG디스플레이(2.23%) 삼성전자(0.58%) LG전자(0.44%) 등이 일제히 상승세다.

대다수 IT 대표주들은 지난달 말 10% 안팎의 주가급락을 경험했다. 그간 IT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에 따른 고점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증가 싸이클이 끝나지 않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충분히 싼 편이라서 지금은 업황의 고점이 아니라 쉬어가는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8월 말 D램 고정거래 가격을 시작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추가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라고 했다.

한대훈 SK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원도 " 미국 기술주의 생산설비(Capex) 투자가 다시 소폭 상승했고, 애플의 실적 호조로 인한 투자심리 개선은 반도체 업종의 상승 재개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변화를 포착, 여전히 강세장이란 주장 역시 눈길을 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그간 '팔자'로 일관해온 IT 업종과 달리 금융과 소재주의 경우 꾸준히 매입 중"이라며 "이러한 순환매 양상은 글로벌 증시에서도 공히 확인되는 현상으로, 적극적인 시장의 위험신호에 기반하고 있으며 강세장이 유효함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증시의 상승을 지지할 수 있는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역시 긍정적이다.

전날(1일) 발표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50달러선을 회복한 것.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력이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부활 중이라고 증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문일 현대차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신흥국 수출과 성장률이 하반기에도 호조를 나타낼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가 미국의 수출 및 제조업 경기를 개선시켜 글로벌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눈높이 수준의 2분기 실적시즌은 하방경직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시황·퀀트 담당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구성 종목의 2분기 순이익은 약 25조2000억원을 기록해 추정치(24조9000억원)를 소폭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국내 수출 역시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기업 이익에 직결되는 원화표시 수출은 7월 중 18.5% 증가하는 등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며 "이러한 수출 호조는 3분기 이익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증시의 상승 모멘텀(동력)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