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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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외국인의 팔자세에 깊은 숨을 고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견고한 실적을 이유로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소재·통신·금융 업종과 내수주가 조정에 부딪힌 정보기술(IT) 업종을 대체할 것이란 분석이다.

31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3포인트(0.27%) 내린 2395.56을 기록 중이다. 지난주 2400선이 무너진 후 2390선에서 숨고르기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주에만 2% 하락했다.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 내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한 주 동안 1조6300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을 주도했던 IT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반도체 업종에서 1조3193억원어치를 내다팔았고, 디스플레이와 IT하드웨어에서도 각각 1143억원, 102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이들 업종은 6~8% 미끌어졌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IT 업종 전반의 성장속도 둔화에 대한 논란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IT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는 이미 정점에 근접하고 있으며, 2분기 실적 발표가 그 촉매 역할을 담당했다"고 풀이했다.

IT 업종이 조정을 받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코스피의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 요인인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개선이 지속돼 국내 증시의 중장기 상승 추세가 훼손되지 않았다"며 "현재의 주가 조정은 파는 조정이 아닌 사는 조정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업종별 순환매 장세에서 주도주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IT 업종의 소음을 회피하기 위한 전방위적 순환매가 더욱 활발히 일어날 수 있다"며 "차익실현 이후 외국인 유동성은 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을 지닌 업종으로 이동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소재·통신·금융 업종을 IT의 대안업종으로 꼽았다.

소재 업종은 최근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센티멘트(투자심리) 개선을 예상했고, 통신 업종은 2분기 호실적이 호재라고 평가했다. 금융 업종은 금리인상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대신증권은 내수주의 비중을 늘릴 때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내수주 비중 확대가 수익률을 방어할 방패가 되어줄 것"이라며 "정책·환율 등 내수주에 우호적인 변화가 실적 기대는 물론 수급으로 이어져 내수주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음식료·담배 등 필수소비재와 미디어·유통·의류 등 경기민감소비재를 유망업종으로 추천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